출장의기억/러시아

나에게 찾아 온 Sentimental

알렉스윤 2013. 3. 26. 12:32

 

 

대게 출장을 떠나는 첫날 머리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 돌며 내 맘을 어지럽히곤 한다.
특이하게도 평소 생활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내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이 많다.
'작가들이나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해외로 나가는 경유가 이런 경험 때문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어렴풋이 나도 느낀다.
러시아에 도착해서 숙소로 향하면서 든 첫번째 생각은 내 목숨의 값어치가 어느 정도일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우리 인간의 목숨에 대한 값어치는 어느 정도 일까?   

돈으로 살 수 없을 만큼 고귀하고,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창의적인...... 

하지만 그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재 숙소로 이동하는 내 목숨 값어치는 딱 택시 요금만큼의 값어치이다.
불법 유턴을 시도하고, 반대편 차선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는 차들이 많은 이곳에서는 좀더 싸구려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바는 없다. 늦은 귀가 중 이용하는 택시는 그야 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빠르게 운전해서 4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택시는 30분만에 후딱 헤치워 버린다. 어디 그 뿐인가? 이발소에서 면도를 할 때면
오늘 이발사의 기분이 어떤지 살펴야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시 각각 변하는 내 목숨의 값어치를 현재 진행형으로만 따져서는 않될 것 같다.
우리의 연륜과 경험이 쌓이듯이 목숨의 값어치도 계속해서 적립된다고 가정하면 이런 저런 경험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
그 만큼의 값어치를 더 쳐주는 것은 어떨까?
이렇듯 얼토 당토 않는 생각들이 내 머리속을 떠 돌아 다니는 것이 오랜만에 느껴보는 과히 나쁘지 않은
그리고 굴레를 벗어난 생각들이 떠올라 조금은 흐믓한 마음이 들게 한다.

 

 

 

Sentimental Journey by Ray Charles on Groovesh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