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5월, 첫 캠핑을 시작하며 동계 캠핑은 생각지도 않았다.
동계 캠핑을 위해서는 반드시 난로가 동반되어야 하고 난 밤새도록 난로를 피워서
가족들의 안전을 고민하며 불안에 떨며 잠들 자신이 없었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캠핑장 질식 사고는 남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봄, 가을에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떠나는 캠핑을 상상하며 첫 캠핑에 발을 담근 것 같다.
그런데 현실은 녹로지 않았다.
캠핑의 바람을 타고 모든 국민들이 집을 떠나 밖에서 잠자기를 취미 삼았다.
그래서 캠핑장 예약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꿈도 꾸기 어려웠고, 캠핑장 예약을 했지만 업무로 인해서 취소한 경우도 드물게 생겼다.
9~10월은 출장 때문에 캠핑은 꿈도 꾸지 못 했다. 가을 캠핑을 놓친게 못내 아쉬웠다.
그러던 중 많은 겨울 캠퍼들의 후기를 읽으며 겨울 캠핑은 눈썰매의 천국이라는 생각과 아이들과 정말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꼭 가고 싶었다. 비록 난로 때문에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지만….(등유 난로는 냄새, 가스 난로는 부피, 난로는 안정성 필요)
그러던 중 모 카페에서 공간히터기라는 제품이 나왔다.
전기를 사용하지만 안전하면서 전기도 적게 먹어서 캠핑장에서 금지하는 품목은 아닌 기발한 제품이였다.
난 이 제품 하나면 동계도 걱정 없겠다고 생각하며 덜 썩 구매 했다.
택배가 오면 아이들이 가장 신난다.
부속품들
설치하면 이렇게 세울 수 있다.
방 한 켠에 세워두고 온도와 시간을 확인 했다.
약 30분간 가동했는데 2도가 올랐다. 실내라서 그런지 몰라도 효과는 있어 보인다.
공간히터기를 인너 텐트에 넣고 잠을 자면 밤새 난로 때문에 할 고민은 없어질 것 같다.
그리고 리빙셀을 데워줄 태서-460을 구입했다.
난로 구입에 30만원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며 저렴하지만 화력은 좋은 놈으로 구입 했다.
그리고 남들 다 하는 안전망까지 만들었다.
다이소에서 파는 건조망(2천냥)을 6개 구입해서 타이로 묶었다.
이 것으로 동계 준비는 모두 완료 했다.
출장에서 돌아온 그 주에 대한민국 3대 캠핑장으로 불리우는 한탄강오토캠핑장에 예약을 잡았다.
3대 캠핑장 답게 주말 예약은 힘들었고 휴가를 얻어서 평일에 예약을 잡았다.
참고로 3대 캠핑장은 자라섬 오토캠핑장, 망상 오토캠핑장이 있다.
날씨는 생각만큼 춥지 않았고 오랜만에 설치하는 버팔로 그레이트라운지였지만 혼자서 잘 설치 할 수 있었다.
바닥이 모래고 개수대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아주 넓은 공간에 놀거리가 많은 훌륭한 캠핑장임에는 틀림없다.
출발이 늦어서 텐트 설치 및 정리까지 완료한 시간이 오후 4시쯤 되었다.
맛 난 라뽂이에 오뎅 탕을 끓여서 이른 저녁을 먹어다.
36개월 작은 놈도 잘 먹는 맛.
환상의 맛일 때만 보여주는 표정.
맛 난 저녁 식사 후에 빠질 수 없는 커피. 겨울에는 역시 커피가 참 좋다.
6시가 넘어서 비가 내기리 시작 했다. 그래서 한탕강캠핑장 구경은 아쉽게도 내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미리 챙겨온 보드 게임을 시작 했다. 부루마불.
한번 시작하면 두 시간은 후딱 지나가는 킬링타임용 게임이다. 둘 째는 주사위 던지는 재미에 하고 첫 째는 제법 게임룰을 잘 이해해서
데리고 할 만 하다.
신난 게임 뒤에는 맛난 간식 타임. 우리집 명물 호두과자 3판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밖은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고 우산은 유아용이 전부였다.
때 마침 우비랑 큰 우산을 모두 가져오지 못 했다.
그래도 비 소리 들으면서 맛난 소시지를 구워 먹었다. 구이바다 만세!!!
아이들에게는 꿀맛 같은 아이패드 시간이 주어지고 우리 부부에게는 황금 같은 데이트 시간이 주어졌다.
공간히터기를 인너 텐트에 설치하고 난로를 소등했다.
또 다시 인너텐트 안에서 부루마불과 또봇 전쟁이 시작 됐다.
이렇게 오랜만이자 첫 동계 캠핑의 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첫 우중 캠핑이기도 하다.
이 때까지 우중 캠핑은 빗소리가 잔잔히 들리며 분위기 있는 감성 캠핑이라는 생각이 내 맘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얘기치 않은 손님이 찾아 왔다. 새벽 1시경 엄청난 흔들림 속에 잠을 깼다.
텐트를 삼킬 것 같은 바람 소리와 엉청난 비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와이프는 겁에 질린 둘째를 달래고 난 유아용 우산 하나를 쓰고서 열심히 배수로 및 여분의 팩을 박기 시작했다.
그렇게 텐트 점검을 거의 매 시간마다 나가서 했다. 옆의 굳건하게 서 있는 웨어마스터를 보며 진작에 저걸 살걸…. 이란 뒤 늦은 후회가 엄청나게 몰려왔다.
바람이 불 때 마다 날아갈 거처럼 흔들리는 우리 텐트와는 달리 웨더마스터는 이름답고 늠름하게 서 있었다.
스프링이 달린 멋진 팩 때문 이였을까?(위드가이드 스프링 ) 아님 정말 날씨를 극복한 텐트인가?
결국 주차된 차를 움직여서 최대한 바람을 막는데 사용 했다. 그리고 어서 빨리 아침이 오고 바람이 잦아 들기를 기도했다.
얼마나 심한 바람 이였는지 아이폰으로 녹음 해 봤지만… 잘 들리지는 않았다.
멀리서부터 윙~~ 하는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5~6초 후에는 텐트가 뽑힐 듯이 흔들리며 바람이 훑고 지나가는 것을 밤새도록 반복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깨지 않고 잘 자는 큰 아들이 너무 너무 부러웠다.
이튿날 강풍에 시달린 난 녹초가 되었고 아이들은 신나게 할리갈리를 하며 하루를 시작 했다.
드립포트에 우유를 넣고 코코아를 만들었다. 역시 추운 겨울에는 코코아가 짱!
그 후에는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서 재빨리 철수를 해버렸다.
밤새도록 죽을 만큼 고생한 첫 동계 캠핑 이였다.
동계를 준비하며 구입한 난로와 공간히터기… 모두 다시 팔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 뿐 아니라 텐트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가지기 시작했다.
'Alex Section > 캠핑&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양주 흙과나무캠핑장 [#10_14-1, 2014.02.28 ~ 03.01] (0) | 2014.03.06 |
---|---|
한탄강오토캠핑장 [#8_13-8, 2013. 12. 06 ~ 07] (0) | 2014.02.25 |
여주 참숯마을 캠핑장 [#6_13-6, 2013. 07. 29 ~ 30] (0) | 2013.08.09 |
가평 화랑 유원지 캠핑장[#5_13-5, 2013. 07. 05 ~ 06] (0) | 2013.07.08 |
포천 깊이울 캠핑장[#4_13-4, 2030. 06. 29 ~ 30] (1) | 2013.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