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 Section/커피

더치 연구 1

알렉스윤 2018. 7. 5. 00:55

나의 호기심은 시도 때도 없이 변하기에 책상 넘어 쌓인 잠동사니와 배란다 짐들을 볼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오곤 합니다. 

(평어체에서 경어체로 갈아 탑니다. 난 예의 바른 사람이니까... 기존에는 일기 형식 혹은 혼자의 기록물이였다면 이제는 조금 나누고 부끄럽지 않기 위해 경어체를 사용 합니다.)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항목이 있다면...(사실 여러개 있긴 합니다. ㅜㅜ) 더치 커피를 좀 더 맛있게 내리고 픈 욕망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고, 그 동안은 저렴한 더치 기구로로 만족하고 잘 지냈지만 발전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이번에 생각했던 것들을 만들어서 좀 더 맛난 더치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Concept




    • 추출의 균일성
    • 데이터를 통한 실험과 접근성
    • 속도 개선


매우 거창하게(?) 보이지만 나름 고민하고 만들어 보려는 더치커피 입니다.

내가 사용하는 더치기구는 6년전 쯤 구매한 이와키 워터드립과 2년전 구매한 빈플러스의 마이더치 입니다.

이와키는 물조절이(휴지, 이쑤시게, 링겔등 다양한 연구법이 있습니다.) 쉽지 않지만 저렴하고, 하단에 영구 필터가 있으므로 상단에 종이 필더 하나가 필요합니다. 바스켓은 투명해서 커피가 어떻게 적셔지는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해서 좋습니다. 

마이더치의 경우 물조절이 편하지만 장시간 유지가 쉽지 않고 바스켓이 투명하지 않아 커피의 적셔지는 정도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하단과 상단에 종이필터를 2장 사용해야 합니다.


컨셉의 추출의 균일성속도 개선은 어쩌면 이번 과제에서 동일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모터는 고장난 선풍기형 히터에서 뽑아낸 AC 모터입니다. 주변에 고장난 선풍이가 있다면 뜯어서 모터를 획득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일단 속도는 느리지만 힘은 아주 좋습니다. 분해해 보지 않아 기어의 형태는 알 수 없지만 분당 20회 정도는 나오는 거 같습니다.






더치기구 하단에 모터를 장착했습니다. 






상단에는 회전판과 모터를 나사로 체결해서 턴 테이블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이유는 항상 가운데로만 떨어지는 물방울을 분산시켜 좀더 균일한 추출이 가능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점드립을 처음 배우고 접했을 때 그 깔끔함을 이번 더치에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드롱기머신 옆에서 더치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상대로 하단만 회전하며 골고루 적셔주고 있습니다.

물방울이 배출되는 부분을 가장자리에 두면 바스켓 주변으로 물방울이 떨어지게 되며 회전하기 때문에 원을 그리며 골고루 적셔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물빠짐이 좋지 않습니다. 분쇄도가 곱고 탬핑이 조금 과해 보입니다.





드롱기 옆에서 방바닥으로 내려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네... 모터와 상판 체결을 제대로하지 않아 추출 1시간 후, 더치가 만들어지면서 균형을 잃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이와키는 산산조각을 내며 온 집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향은 좋네요. 언제든지 긍정적인 면은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오래 사용했고 말이죠.






이 상태로 걸어두고 잠을 잤는데... 계속해서 마이더치마저 넘어질까봐 조마 조마 하며 잠을 많이 설쳤습니다.





뽑아둔 더치 사진을 남기지 못 했지만, 지금까지 만든 더치 중 손에 꼽을 만큼 괜찮았고 진하게 뽑혔습니다.

물빠짐등의 세팅을 잘 못해서 아쉽움이 남지만 첫번째 연구의 성과로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젠 회전부를 좀더 안전하고 튼튼하게 변경하고 추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숙제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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